[실험실 인터뷰(면접)] 교수님은 어떤 질문을 하실까?_인터뷰 질문/준비 방법
최근에 석사 논문을 쓸 실험실을 찾으며 인터뷰를 본 일이 있었다. 가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실험실이었던 만큼 준비하는 기간에 불안하기도 하고, 간절하기도 했는데 혹시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 싶어 준비 과정들과 질문들을 기록에 남기고자 한다.
이전 글에서는 교수님들이 대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질문을 하는지 유형별로 써봤다면, 이번에는 상세하게 어떤 질문들을 하셨는지 어떤 식으로 준비하면 좋은 지에 대해 써 보았다. (박사생 입학을 위한 인터뷰는 또 다를 수 있으니 참고만!)
[실험실 인터뷰(면접)] 교수님 별 인터뷰 유형
석사 논문을 쓸 실험실을 찾던 도중, 운이 좋게도 내가 가장 가고 싶어 했던 랩의 교수님에게서 답장이 왔다. "운이 좋게도" 라고 쓴 이유는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답장조차 주시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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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준비
워드 파일에 예상 질문을 적어놓고 답해가는 식으로 인터뷰를 준비했다.
지원동기/ 실험 경험/ 그 밖의 지식 이렇게 파트별로 나누어 가장 중요한 물어볼 가능성이 높은 질문을 우선순위에 두고 답변을 준비했다. 하루 전날 저녁에는 직접 말로 해보면서 연습했다.
질문 리스트는 이번 인터뷰 때 교수님이 하셨던 질문들과 종합해서 이 글 마지막에 정리해 놓았다.
인터뷰 썰
우선, 운이 좋게도 내가 인터뷰를 본 교수님은 아주 친절하신 분이셨다. 인사치레로 하시는 말일 수도 있지만 지원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하셨다.
나는 바보 같이 이 말에 당황해서 제대로 대답도 못했다. 나한테 고맙다고 말해줄 줄 몰랐단 말이야..
아무튼 교수님이 내가 어떤 학문적으로 배경을 가졌는지, 어떻게 이 실험실에 지원하게 되었는지 등을 물어보셨고 나는 준비한 대로 잘 말해 나갔다. 몇 가지 질문은 예상치 못한 질문이어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름 적절하게 답변했다.
이후에는 교수님께서 가지고 계신 석사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여기서 또 감동받은 것이, 이전 글 "교수님 별 인터뷰 유형"에도 언급했다시피, 학생 역시 선택을 하는 입장이고, 교수님 역시 선택을 받는 입장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셨다. "어때? 네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니? 너의 흥미와 맞을 것 같은데"라고 말씀하시면서 내 의견을 묻고 역시 또 결정권이 나에게 있다는 느낌이 들게 말씀해 주셨다. 선택을 받아야만 하는 완전 '을'이 아니라는 느낌....!
또한, 이 프로젝트는 이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실험을 통해 ~~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힘들지만, 이미 프로토콜이 있고 등등 쉽지만은 않은 프로젝트라는 것을 어떤 난관이 있을지 솔직하게 자세히 얘기해 주시면서도, 이미 어느 정도 실험방법이 정립되어있어 완전 맨땅에 헤딩은 아니라며 홍보를 하셨다.
이렇게 이야기를 잘 마치고, 다시 한번 날을 잡아 실험실 구성원들과 다 같이 만나보기로 했다 (역시나 줌으로). 규모가 엄청 크지 않은 랩인 만큼 랩 구성원과의 어울림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질문 리스트
<지원동기>
1. 왜 이 실험실에 지원했는가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이다.
- 이 실험실에서 나온 대표적인 논문 하나 정도는 내용을 알아가는 걸 추천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하게 읽을 필요는 없어도 abstract이나 인상 깊은 실험 방법 등이 있다면 알아두었다가 이런 질문에 답변할 때 언급해주면 좋다.
- 또는 교수님이 학기 중에 했던 강의가 있다면 그중 인상 깊었던 내용을 연관 지어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나의 경우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이번 학기 교수님이 강의 중에 소개했던 ~~~ 연구를 듣고 ~~ 에 흥미가 생겼다. 그러던 중 교수님 랩에서 나온 ~~ 논문을 읽게 되었는데 흥미를 느꼈고, 그래서 ~~~ 이런 연구를 해 보고 싶어 지원하게 되었다."
2. 이 곳으로 유학을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 이 질문으로 당락을 결정할 만큼 엄청 중요한 질문은 아니지만, 사실 유학을 하다 보면 굉장히 흔하게 받는 질문이다.
- 당연히 학업/진로와 관계없는 너무 엉뚱한 답변을 하면 당락이 좌우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여행 다니고 싶어서라든지.. 하지만 이런 답변을 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진로에 대한 생각과 성격이 예측되는 질문이다.
<실험 경험>
*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이다.
- 지원 동기와 실험실 경험만큼은 철저히 준비해 가야 한다. 어떤 교수님이든지 물을 수밖에 없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 이전 글 "[실험실 인터뷰(면접)] 교수님 별 인터뷰 유형"에 적었던 것처럼 이 학생이 연구에 있어서 능동적으로 임하는 학생인지, 얼마나 열정이 있는 학생인지 알 수 있다.
- 내가 맡았던 프로젝트의 목적이 뭐였는 지, 그것을 위해 어떤 실험 방법으로 접근했는지, 결과는 어땠는지, 이 프로젝트가 왜 의미 있는 것인지를 차근차근 말한다.
- 최대한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알 수록 좋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비추어보아 높은 확률로 교수님이 이 부분에서 질문을 하신다. 그 질문이 단순한 궁금증으로 한 것이든 날 평가하려는 마음에 한 것이든, 대답을 못한다면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할 것이다.
- 혹시나 물어볼 것을 대비해 그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 어떤 테크닉을 익혔는 지도 알아둔다.
<진로/ 관심 연구 분야/ 적성>
1. 현재까지 연구를 해 본 결과 연구하는 것이 어떤가? 본인의 적성에 맞다고 생각하는 가?
- 이 학생이 연구가 적성에 맞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이다.
- 대체로 실험/연구하는 것이 적성에 맞고 재미있다고 대답하면서, 때때로 실험 결과가 이상하게, 예상과 다르게 나올 때도 있지만, 왜 그런지 찾아내거나 그런 결과를 해석할 때 흥미를 느낀다고 대답했다.
2. 석사 졸업하고 이후의 계획은 무엇인가?
- 박사로 진학할 것 인지, 아니면 다른 계획이 있는지 여쭤 보시는데 나의 경우에는 박사 진학이 계획이어서 그렇게 대답했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불리하게 작용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3. 박사과정으로 진학한다고 했는데, 어느 분야로 갈지 결정했는가? 아니면 아직 생각 중인가?
- 관심 연구 분야를 파악할 수 있다.
- 사실 이 <진로/ 관심 연구 분야/ 적성> 부분의 질문 들은 모두 예상치 못해서 미리 준비해 가지 못했다.
- 특히, 이 마지막 질문을 받았을 때, 조금 당황했다. 사실 나는 아직 뚜렷한 분야를 정하지 못하고 생각 중이라고 대답했다.
- 정말 상세한 분야를, 특히 교수님의 연구분야와 관련된 쪽으로 진학을 하고 싶다고 하면 더 좋은 답변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말할 생각도 못했고 당황하면 솔직하게 술술 얘기하는 편이라서 찾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렇게 얘기한다고 해서 그렇게 나쁜 영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 하지만 나는 아주 상세한 분야를 결정하지 못한 것이지 대충, 조금 더 넓은 범위로 내가 어느 쪽에 관심이 있는지는 알고 있었다. 당연히 그것은 교수님의 연구 분야와 관련된 것이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것을 말씀드렸더니 교수님은 나의 관심분야와 교수님의 연구 분야가 일치한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전공 지식>
여태까지 나의 경험에서 그런 교수님은 없었지만, 전공지식을 묻는 교수님들도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 무서운 것이 정말 어떤 질문을 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인데,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보통은 아주 기초적인 지식을 물어본다. 생명 분야로 예를 들면, '전사에 대해 설명하여라.' 이런 식의.
나는 혹시 몰라서 교수님이 강의하신 내용과 내가 언급할 교수님의 논문과 관련된 부분의 이론들을 미리 공부해 갔다.
혹시 인터뷰 준비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