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석사일상 D+164] 개강이 밀렸다., 안락 의자!, 뚁땽해
2020.03.12
개강이 밀렸다.
낮에 제로 언니가 드레스덴이랑 한 시간도 안 걸리는 라이프치히는 개강 연기 되었다던데, 우리는 괜찮은지 물어봤다. 음.. 우리는 그런 말 없는데? 확진자도 없는데 개강까지 미룰거 같지는 않은데
하고 몇시간 안 있어서
단톡에 개강이 4월 6일에서 27일로 밀렸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0.0 말도 안돼!!!
ㅠㅜㅠ 결국엔 이렇게 되는 구나... 중국이랑 아시아에서 그렇게 난리난거 봤으면 경각심 좀 가지고 조심좀 하지... 마스크도 안쓰고 다니고..그래서 한달을 넘게 놀게 생겼다.
안락 의자!
누가 쓰던 안락 의자를 버린다고 필요한 사람을 찾길래 냉큼 가서 받아왔다.
두 조각이라서 헬렌이 도와줬다. 저렇게 트램 안에 들고 탔다. 이런 의자는 기회가 생기면 꼭 집에 두려고 벼르고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수면의 질 때문!
과거에 불면증을 심하게 겪은 적이 있던 나는 아직도 잠을 개운하고 깊게 자는 게 너무 소중한 일이다. 당시 의사 선생님께 상담을 받았었는데, 질 좋은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침대에서는 잠만 자라'이다. 나에게 침대는 잠만 자는 곳이라는 것을 인식시켜 침대에 누우면 잠을 자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침대에서 잠자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을 하면 안 된다.
서울에서 혼자 살 때는 이게 참 어려웠다. 특히나 일반 가정집이면, 부엌도 있고, 거실도 있고, 소파도 있어서 조금 더 수월할 지 모르겠다. 원룸에 혼자 살면 공간이 구분되어 있지도 않고, 소파가 없다보니 소파에서 할만 한 일을 침대에서 할 수 밖에 없다. 넷플릭스 보면서 편하게 쉬고 싶은데,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공부하듯이 보고 싶진 않단말이야ㅠㅜ. 그러다 보니 침대에서 모든 것을 하게 된다.
여기도 거실이 없긴 마찬가지지만 그나마 방이 좀 넓어서 저런 미니 소파 정도는 놓을 수 있다. 앞으로는 쉴때 저기서 쉬고, 침대로는 전자기기 금지야!
이렇게 저기다 아이패드 두고, 넷플릭스 보면 꿀이지롱~
뚁땅해
실험실 알바 일을 구하고 싶어서 노력해보는 데, 잘 안된다. 속상해ㅠ
오늘은 집에서 약간 더 먼 학생식당에 가서 밥 먹고 그 앞에 있는 도서관을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분명히 햇살이 비치며 너무 아름답던 날씨가... 흐려지더니 비가 엄청 왔다. 왜 나 나오니까 비오는 건데ㅠㅠ
독일은 원래 비가 자주는 와도 세게는 안 오는데, 오늘은 빗줄기가 굵었다. 독일의 굵은 비=한국의 보통 비/ 우산에 닿으면 톡톡 소리 나는 그 비. 고로 우산을 써야 하는 비. 나는 우산이 없었지~ 홀딱 젖어버렸지~ㅠㅜ 심지어 그 학생식당은 문을 닫았지~ 다시 집이랑 가까운 학생식당으로 갔지~ 내가 먹고 싶은 메뉴가 준비가 안 되어 있었지~ 그냥 다른 메뉴 먹었지~
속상하던 중에 왱손이가 속상한 일 있다 그래서 전화 했다. 왱손이는 영어 네이티브라서 내가 예전부터 뭐 많이 물어보고 도움 받고 그랬다. 얘가 갑자기 영어로 말해가지구 같이 영어로 말했는데, 잘한다구 칭찬해 줬다. 오예~~ 칭찬 받았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찡찡찡찡대다가 서로 위로하고, 찡찡대고 영화/드라마 취향 얘기를 했다. 도서관에 있었던 나는 갑자기 집에 가고 싶어져 그냥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와인이 눈에 띄었다. 와인을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