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1
꼭 1년!!
드디어 D+365일이 되었다. 2020.01.23에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독일 온 지 115일째 되는 날이었다.
좋은 계기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2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고작 70개 정도의 일기밖에 쓰지 못했지만,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줬던 것 같다.
처음 일기를 쓸때 오래 지속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고, 언제 1년이 갈까 싶기도 했다. 그땐 상황이 안 좋았어서 독일에서 공부하는 게 좋지만서도 남은 날들이 너무나 길어 보였다.
금방 가 버린 것 같지만 찬찬히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1년이었다.
칭찬칭찬해
독일에서 추석 보내는 법
자꾸만 추석이라는 걸 까먹는다. 어제저녁에 렐라 언니가 전을 부쳐준다기에 생각났다. 그러고 생각해보니까 추석이었고, 아무 생각 없었는데, 갑자기 추석을 이렇게 소리 소문 없이 다른 날과 같은 날처럼 보낸다고 생각하니 조금 기분이 이상했다. 마침 롤라와 문자하고 있어서 롤라한테 내일이 우리 명절이다ㅠㅜㅠ 쓸쓸하다. 이런 식으로 보냈다.
이상하게 언어의 힘 때문인지, 별로 쓸쓸하진 않았는데 쓸쓸하다고 적고 보니 정말 쓸쓸해지는 기분이었다.
롤라가 함께 기념해주겠다 해서 갑자기 계획을 짰다. 실험 끝나고- 아시안 마켓 들렀다가 - 집에 와서 잡채와 궁중 떡볶이를 해 먹는 것! 그즈음에 렐라 언니도 전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나는 아시아 마켓에서 잔뜩 장을 보고 롤라는 그 옆의 마트에서 올리브랑 케이크, 와인을 샀다. 독일의 일반 마트에는 올리브가 다양하지 않은데 이 곳은 백화점 마트라서 그런지 스페인에 온 것 마냥 올리브가 많았다.
한 껏 장을 보고 온 우리는 요리를 시작했다. 오늘의 메뉴는 한국음식이었기에 나는 롤라를 부렸고(?)ㅋㅋㅋㅋㅋㅋ롤라는 내게 왜 이렇게 급하냐고 했다. ㅋㅋㅋㅋㅋ 나는 요리를 즐기는 편이 아닌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요리하면 뭔가 맘이 급해진다. 남들은 차분해진다고 하던데... 그러면서 롤라는 사 온 와인을 소주잔에 따라주었다ㅋㅋㅋㅋㅋ
와인을 이렇게 소주잔에 따라 마시는 전통은 스페인에도 없지만, 이제 우리만의 새로운 전통인 걸로 하기로 했다.
조금조금씩 마시면서 취해가자고 했다ㅋㅋㅋㅋ 인덕션의 열기와 나의 급함과 술기운이 합쳐져 나는 이미 요리할 때부터 얼굴이 발그레해졌고 롤라는 귀엽다며 사진을 찍어댔다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완성된 요리!!!
뿌듯 뿌듯~~
렐라 언니가 전도 가져다줬다!! 정말 명절 같은 명절을 보낸 느낌이었다. 전도 다 정말루다가 맛있었다!!
롤라는 와인의 나라에서 온 만큼 와인 전문가인데, 이번에 롤라가 산 와인은 10유로 정도로 15000원 이내의 가격이었지만, 아주아주 맛있었다. 나는 버터맛이 나는 와인을 좋아하는데 이 와인은 그 맛이 많이 났다.
아시안 마켓에서는 추석을 맞아 계산대에서 포춘 쿠키를 나누어 줬다.
나도 받아오고, 탄과 렐라 언니도 우리에게 기부해서 총 6개의 포춘쿠키를 갖게 되었다.ㅋㅋㅋㅋㅋ 저녁 내내 수시로 까 보았다.
궁금한 사람은 찾아보기ㅎㅎㅎㅎㅎ
그렇게 롤라와 나는 10시까지 떠들다가 해산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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