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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새의 일상/독일 석사 일상 (2019.10.01~2021.9.30)79

[독일석사일상 D+445] 크리스마스 휴가, 초보 석사생 2020.12.18 크리스마스 휴가 오늘 저녁부터 크리스마스 휴가가 시작되었다. 강의는 종강되었고, 실험실도 나오지 못하게 규정되었다. 이것은 코로나 때문이다. 내가 다니는 연구소는 12월 19일부터 1월 10일까지 특별한 사유가 아니고서는 드나들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에 다녀오기 때문에 코로나가 퍼질 것에 대비해 강제 휴식기간을 두었다. 그럼에도 재미있는 것은 크리스마스때 락다운 규정이 잠시 느슨해진다는 것이데, 현재 규정으로는 2가구 이상부터 만날 수 없고 명수도 최대 5명으로 제한되는데, 24-26 기간에는 한 가구가 가구수 제한 없이 4명까지 초대할 수 있다. 코로나는 무섭지만 크리스마스는 놓칠 수 없나보다. 어쨌든 나에게 크리스마스는 독일인들에게만큼 큰 행사도 아니고, 이사며 시험이며 할.. 2020. 12. 19.
[독일석사일상 D+439] 크리스마스 거리, 한국 저녁 :) 2020.12.12 크리스마스 오랜만에 살 게 있어서 시내에 나갔다. 원래라면 한창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꽉 차 있어야 하는 광장이 휑하게 비어있었다. 그래도 불빛 장식과 트리 장식을 해 놓았다. 한국 저녁:) 저녁에 피아노 언니 집에 초대되었다. 사실 지난주에 약속이었는데 내가 갑자기 아파버리는 바람에 급하게 약속을 취소했다. 나는 간단하게 먹는 것을 생각했는데 언니가 정말 한 상을 차려줬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는담ㅠㅜ 그렇게 밤 늦게까지 와인을 마시고, 12시쯤 집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또 한국어로 수다를 떠니 너무 신이가 났다. 2020. 12. 13.
[독일석사일상D+436] 12월에 해야하는 일, 몸이 안 좋아졌다, 폭풍실험, 긍정회로!, 새로운 가족 2020.12.09 12월에 해야하는 일 역시 일기는 잠이 안 오는 밤에 쓰는 맛이지! 2020년 12월 9일의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의 시간은 12월 10일 오전 1시 38분이다. 최근에 계속 잠이 오질 않아 2시경에 잠들고 있다. 억울한 것은 이렇게 늦게자면 하루가 피곤하고 특히 일과를 마친 저녁에는 쓰러질 것처럼 녹초가 되는데, 머리와 몸에 모두 힘이 없어 생산적인 일은 하나도 못하는 상태가 되면서도 잠은 또 안 온다는 것이다. 이렇게 악순환 악순환. 잠을 못 자는 이유중 하나는 12월에 해야할 일이 너무도 많아서 걱정하기 때문이다. 1. 석사 논문을 쓸 실험실을 정해야한다. 하지만, 모든 일은 마음처럼 되지 않는 법ㅎㅎㅎ 한 번에 척척 잘 구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나는 좀 나중에 운이 좋으려나 보.. 2020. 12. 10.
[독일석사일상 D+425] 달력 한 장, 연어 초밥, 스페인 또띠아 2020.11.29 달력 한 장 어느새 2020년이 다 갔다. 1년짜리 달력도 12월과 2021년 1월 한 줄 밖에 남지 않았고, 앙언니가 선물해 줬던 월 달력도 이제 한 장 남았다. 워니언니와 호나호니 오빠가 준 다이어리도 띄엄띄엄 1년을 꼬박 썼다. 작년에 택배로 받고 기분 좋아했던게 금방 이렇게 시간이 지나 나의 역사 속으로 남겨질 물건들이 되어버렸다. 어렸을땐 해가 가는게 이렇게 두렵진 않았는데 하고 생각을 되짚어 보니, 사실 나는 어렸을 때도 새 해가 오는 것에 대한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컸다. 점점 어려운 공부도 해야되고, 점점 더 바빠지고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에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던 것 같다. 내년 한 해는 많은 변화를 겪게 될 해이기 때문에 조금 더 그런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졸업을 하게.. 2020. 11. 30.
[독일석사일상D+417] 겨울이 오고 있다, 신경 끄기, 즐기기 2020.11.20 겨울이 오고 있다 겨울이 정말로 오고 있다고 확실히 느끼는 이유는 추위 때문이기도 하지만, 짧아진 해. 그리고 점점 잦아지는 흐린 날씨. 이렇게 말해놓고 사진하나 안 올리는 것도 참 양심 없다. 나는 해가 너무도 짧은 이 독일의 날씨가 정말이지 너무나도 싫다. 한국에서 살 때는 해의 소중함을 느껴 본적이 없었는데 독일에 살다 보니 왜 이렇게 사람들이 일광욕을 좋아하는지 이해될 만큼 해를 바라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흐린 것을 확인하면 하루를 실망과 함께 시작하게 되고, 반대로 해가 떠 있으면 덩달아 기분도 좋아진다. 숙면을 취하는데도 아침에 햇살을 맞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이건 뭐ㅠㅜ 해가 나지도 않고, 나도 4시 반이면 져 버리니... 신경 끄기 살다보면 신경을 꺼야 할.. 2020. 11. 21.
[독일석사일상D+414] 냄비를 태웠다, 제로썸 인생, 빠에야 2020.11.17 냄비를 태웠다 어제밤에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앙언니와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룸메가 날 엄청 크게 부르길래 가봤더니, 냄비가 타고 있었다. 된장찌개를 잠시 끓인다는 것을 1시간 넘게 끓이고 말았다. 온 집안에서 탄내가 진동했다. 내 방이 주방과 가장 멀어서 몰랐는데, 큰 일 날뻔했다 정말. 그게 11시 반 쯤이었으니까, 야밤에 갑자기 탄 냄비 닦고 난리였다. 잠이 확 달아났다. 제로썸 인생 내가 언젠가 한 번 하소연을 하던 중에 띵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해 준 적이 있다. "난 인생이 무조건 제로썸이라고 생각하거든, 너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났으면 분명히 그 다음에 좋은 일이 일어날거야." 이게 뭔가 크게 와 닿았는지 그 다음부터 계속 이렇게 믿게 되었다. 얼마나 큰 좋은 일이 .. 2020. 11. 17.
[독일석사일상 D+413] 간만에 몰아서 써 보는 근황, 한식 생각나, 이사를 또 가야한다 2020.11.16 간만에 몰아서 써 보는 근황 그동안 또 어찌어찌하다가 일기를 못 쓴 것이 거의 20일쯤 되었다. 핑계를 대 보자면 보고서 몇 개와 발표가 하나 있어서 그걸 열심히 준비했었다. 1학기 때는 넉넉하게 2주 잡고 준비했었는데 이번엔 그럴 여유가 없어서 1주일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고 보면 9월 중순 쯤부터 그 발표가 끝날 때까지 쉰 적이 없었다. 매주 하나씩 일주일 간의 실험 수업 보고서를 제출해야 했고, 10월 마지막 주에는 무려 두 개나 제출해야 했다. 중간에 딱 한 번 아무것도 없는 주가 있었는데 코로나 소동이 일어났었다. 그렇게 5개 정도의 보고서 쓰나미가 마무리되었을 무렵, 발표 준비를 해야 했던 것이다 :) 어찌어찌 다 지나갔고, 발표도 좋은 성.. 2020. 11. 16.
[독일석사일상 D+386] 워라벨과 스트레스, 혼자살고 싶다 2020.10.25 워라벨과 스트레스 워라벨이 정말 잘 안 지켜지고 있는 느낌이다. 코로나 접촉자로 격리되어 있으면서 그래도 하루 종일 집에 박혀 이것저것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스트레스만 가득 받고 아무것도 못했다. 이런 거 보면 정말 불공평한 거 같기도 하다. 그래도 금요일 하루 정도는 푹 쉰 것 같다. 어제는 이번 주에 하려고 계획해 뒀던 일들이 밀려 있어, 그것에 대한 마음이 더 급했고, 빨리 해치워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10시부터 나가서 5시 반까지 실험실에 나가서 못했던 것들을 했다. 오랜만에 일을 하니 집중도 잘 되고 좋았다. 오늘도 오전부터 실험실에 나와 할 일을 하는데, 문득 내가 일하고 공부하는 것 말고 쉬는 시간이 주어졌다면 뭘 했을까 싶고, 딱히 할 일도 없어서 심심해서라도 .. 2020. 10. 26.
[독일석사일상 D+374] 엉망진창 석사생_급할 수록 돌아가라, 케밥(뒤룸) 2020.10.13 엉망 친창 석사생_급할수록 돌아가라 오늘은 실험수업이 없는 날이라 랩 프로젝트 실험실에서 쭉 실험을 했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멍청한 사람인지 증명할 수 있었다. 하하 색깔만 보고 헷갈려서 다른 용액을 쓰기도 하고, 잘 섞지 않아서 반응이 안 가기도 했다. 실수도 어쩜 바보 같은 것만 골라서 하는지ㅠㅜㅠ 처음에 제대로 했으면 한 번에 끝났을 것을.. 하루가 걸릴 일이 이틀을 잡아먹게 되었다. 성격이 조금 급한 편이라 빨리빨리 해치우고 싶어 하는 편인데, 빨리빨리 해치우고 두 번 하느니, 느릿느릿하게 한 번 하는 게 낫다구... 사수님한테도 너무 창피했다. 나같이 바보 같은 학생이 또 있을까...ㅠㅜㅠㅜ 우리 사수님은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봤을 테니까, 이런 경우도 여러 번 맞닥뜨리지 .. 2020.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