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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석사17

[독일석사일상 D+425] 달력 한 장, 연어 초밥, 스페인 또띠아 2020.11.29 달력 한 장 어느새 2020년이 다 갔다. 1년짜리 달력도 12월과 2021년 1월 한 줄 밖에 남지 않았고, 앙언니가 선물해 줬던 월 달력도 이제 한 장 남았다. 워니언니와 호나호니 오빠가 준 다이어리도 띄엄띄엄 1년을 꼬박 썼다. 작년에 택배로 받고 기분 좋아했던게 금방 이렇게 시간이 지나 나의 역사 속으로 남겨질 물건들이 되어버렸다. 어렸을땐 해가 가는게 이렇게 두렵진 않았는데 하고 생각을 되짚어 보니, 사실 나는 어렸을 때도 새 해가 오는 것에 대한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컸다. 점점 어려운 공부도 해야되고, 점점 더 바빠지고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에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던 것 같다. 내년 한 해는 많은 변화를 겪게 될 해이기 때문에 조금 더 그런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졸업을 하게.. 2020. 11. 30.
[독일석사일상D+414] 냄비를 태웠다, 제로썸 인생, 빠에야 2020.11.17 냄비를 태웠다 어제밤에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앙언니와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룸메가 날 엄청 크게 부르길래 가봤더니, 냄비가 타고 있었다. 된장찌개를 잠시 끓인다는 것을 1시간 넘게 끓이고 말았다. 온 집안에서 탄내가 진동했다. 내 방이 주방과 가장 멀어서 몰랐는데, 큰 일 날뻔했다 정말. 그게 11시 반 쯤이었으니까, 야밤에 갑자기 탄 냄비 닦고 난리였다. 잠이 확 달아났다. 제로썸 인생 내가 언젠가 한 번 하소연을 하던 중에 띵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해 준 적이 있다. "난 인생이 무조건 제로썸이라고 생각하거든, 너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났으면 분명히 그 다음에 좋은 일이 일어날거야." 이게 뭔가 크게 와 닿았는지 그 다음부터 계속 이렇게 믿게 되었다. 얼마나 큰 좋은 일이 .. 2020. 11. 17.
[독일석사일상 D+413] 간만에 몰아서 써 보는 근황, 한식 생각나, 이사를 또 가야한다 2020.11.16 간만에 몰아서 써 보는 근황 그동안 또 어찌어찌하다가 일기를 못 쓴 것이 거의 20일쯤 되었다. 핑계를 대 보자면 보고서 몇 개와 발표가 하나 있어서 그걸 열심히 준비했었다. 1학기 때는 넉넉하게 2주 잡고 준비했었는데 이번엔 그럴 여유가 없어서 1주일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고 보면 9월 중순 쯤부터 그 발표가 끝날 때까지 쉰 적이 없었다. 매주 하나씩 일주일 간의 실험 수업 보고서를 제출해야 했고, 10월 마지막 주에는 무려 두 개나 제출해야 했다. 중간에 딱 한 번 아무것도 없는 주가 있었는데 코로나 소동이 일어났었다. 그렇게 5개 정도의 보고서 쓰나미가 마무리되었을 무렵, 발표 준비를 해야 했던 것이다 :) 어찌어찌 다 지나갔고, 발표도 좋은 성.. 2020. 11. 16.
[독일석사일상 D+374] 엉망진창 석사생_급할 수록 돌아가라, 케밥(뒤룸) 2020.10.13 엉망 친창 석사생_급할수록 돌아가라 오늘은 실험수업이 없는 날이라 랩 프로젝트 실험실에서 쭉 실험을 했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멍청한 사람인지 증명할 수 있었다. 하하 색깔만 보고 헷갈려서 다른 용액을 쓰기도 하고, 잘 섞지 않아서 반응이 안 가기도 했다. 실수도 어쩜 바보 같은 것만 골라서 하는지ㅠㅜㅠ 처음에 제대로 했으면 한 번에 끝났을 것을.. 하루가 걸릴 일이 이틀을 잡아먹게 되었다. 성격이 조금 급한 편이라 빨리빨리 해치우고 싶어 하는 편인데, 빨리빨리 해치우고 두 번 하느니, 느릿느릿하게 한 번 하는 게 낫다구... 사수님한테도 너무 창피했다. 나같이 바보 같은 학생이 또 있을까...ㅠㅜㅠㅜ 우리 사수님은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봤을 테니까, 이런 경우도 여러 번 맞닥뜨리지 .. 2020. 10. 13.
[독일석사일상 D+371] 독일 밤나무, 운동에 재미 붙이기 2020.10.10 독일 밤나무 학교에 갈 때 항상 공동묘지를 지나서 간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독일에서는 공동묘지가 그렇게 안 좋은 이미지도 아니고, 그냥 동네 공원처럼 있다. 으스스한 느낌보다는 예쁜 느낌이 더 드는 것 같다. 어쨌든 공동묘지를 거쳐서 가는 길이 나름의 지름길이기 때문에 항상 그렇게 간다. 가운데에는 이렇게 예배 보는 것 같은 장소도 있다. 정말로 가을이 온 것을 알리는 것처럼 밤이 많이 떨어진다. 독일의 밤은 한국의 밤과는 조금 다르게 생겼다. 하얀 부분이 불규칙하게 꾸불꾸불하게 생겼다. 밤 껍데기도 다르다. 얇고 촘촘한 가시가 아니다. 오늘의 하루는 이 사진처럼 아주 평화롭게 지나갔다. 계획했듯이 오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다가 오전운동을 하고서는 오후 1시 반쯤에는 실.. 2020. 10. 10.
[독일석사일상 D+ 369] 실험실에서 공부하기, 인간관계 2020.10.08 실험실에서 공부하기 나는 집에서 절대로 절대로 공부에 잘 집중하지 못하는 편인데, 우리 집은 도서관과 매우 매우 멀다;; 대략 40분 정도 걸리고, 주변에 마땅히 공부할 만한 카페도 없다. 실험실에 내 책상을 가지게 된 이래로 아침 꼭두새벽부터 아예 실험실에 나와있다. 집에 있는 것 보다 확실히 뭔가 하는 게 많은 느낌이다. :)))) 인간관계 인간관계가 참 어렵다. 오히려 20대 초반에는 별로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어찌 된 게 나이가 먹을수록 더 어려운 것 같다. 2020. 10. 8.
[독일석사일상 D+365] 꼭 1년!!, 독일에서 추석 보내는 법 2020.10.01 꼭 1년!! 드디어 D+365일이 되었다. 2020.01.23에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독일 온 지 115일째 되는 날이었다. 좋은 계기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2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고작 70개 정도의 일기밖에 쓰지 못했지만,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줬던 것 같다. 처음 일기를 쓸때 오래 지속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고, 언제 1년이 갈까 싶기도 했다. 그땐 상황이 안 좋았어서 독일에서 공부하는 게 좋지만서도 남은 날들이 너무나 길어 보였다. 금방 가 버린 것 같지만 찬찬히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1년이었다. 칭찬칭찬해 독일에서 추석 보내는 법 자꾸만 추석이라는 걸 까먹는다. 어제저녁에 렐라 언니가 전을 부쳐준다기에 생각났다. 그러고 생각해보니까 추석이었.. 2020. 10. 4.
[독일석사일상 D+335] 독일의 여름, 게으른 일상 청산하기 2020.08.31 독일의 여름 독일은 정말이지 너무 추워졌다. 이렇게 갑자기 여름 끝내기 있기냐고ㅠㅠ 이번 여름 진짜 체감 1주일? 워니 언니가 와서 살면 좋아할 나라다ㅠㅜ 저는 아닙니다요ㅠㅜ 그렇게 이번 여름 반바지를 단 한번도 못 입었다고 한다. 추위를 무지하게 많이 타는 나는 겨울에 롱패딩하나로 연명하며, 여름만 오면 이 김밥말이 롱 패딩 말고 예쁜 옷들 입을 거다!! 벼르고 있었는데 웬걸... 단 하루도 못 입었어 정말로... 더운 날은 분명 있긴 했지만 한국으로 치면 더워지려고 하는 느낌 정도였다. 25도 정도. 짧은 반바지를 입을 정도의 날씨는 아니었다고ㅠㅠ 진심 이게 여름이라면 선풍기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해가 지면 정말로 본격적으로 춥다. 요새 최저기온 12도 정도... .. 2020. 9. 1.
[독일석사일상 D+332] 피곤피곤, 학생회 미팅 2020.08.27 피곤피곤 주말에 논 이후로 푹 쉬었더니 아직 몸 상태가 돌아오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아침마다 운동은 꾸준히 하고 있는 뎁ㅠㅜ 요즘 그나마 생산적으로 살고 있다고 느끼는 건 운동을 빼먹지 않고 열심히 한다는 것! 그것도 1시간씩! 다행히 또다시 운동에 흥미가 생겨서 꾸준히 하고 있다. 아예 처음하는 게 아니라서 몸도 빨리빨리 따라잡고 느는게 눈에 보이게 느껴져서 재밌다 :) 학생회 미팅 매주 목요일은 학생회 미팅이 있는 날이다. 요즘 주된 안건은 신입생 환영회에 대한 것인데, 코로나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것은 모두 금지되었을 뿐더러 우리 단과대 내 과들도 각자 개학일이 다 달라서 새로운 시도들이 많이 필요하다. 내가 맡은 부분은 온라인 레크레이션. 거의 50명이 넘는 학생들과 .. 2020.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