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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새의 일상/독일 생활 (2022.04~)

[독일생활] 다시 일기를 써 보자/ 강한 멘탈 갖기/ 휴식과 취미에 대하여

by yeoneobird 202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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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다시 일기를 써 보자
이게 얼마만인지 ㅎㅎㅎ 석사는 졸업한 지 이미 한참 지나 버렸다. 정말 그 사이에도 많은 일이 있었는데, 너무너무너무 바쁜 나날들이었고, 감정적으로도 너무너무너무 동요되는 일이 있었고, 몸도 너무너무너무 아팠고, 또 너무너무너무 스스로 방황을 했었기 때문에 일기를 못 쓰고, 안 쓰고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한 번 정지된 일기를 다시 쓰기란 어려웠다...ㅎ
그래도 간간히라도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 나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다시 써보자~ 얼마나 쓸지~

강한 멘탈 갖기
강한 멘탈은 정말 무슨 일을 하든지 중요한 것 같다. 멘탈이 강해서 나쁠 일은 하나도 없다. 주변에 박사를 하고 있는 내지는 박사를 이미 졸업하신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공통된 말씀이 멘탈이 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에게 타격을 주는 일이 있어 타격을 받더라도 계속 곱씹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빨리 빠져나올 수 있는 나만의 기작이 있어야 한다고. 굉장히 많이 곱씹는 편인 나로서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빨리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다들 취미를 추천하셨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는 취미. 그 안에 깊이 빠졌다가 나오면 한결 나아지는 그런 취미.

휴식과 취미에 대하여
그래서 휴식, 취미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해 볼 기회가 생겼다. 내가 들은 취미는 운동, 쇼핑, 그림, 피아노 등이었는데 특별한 취미가 없다면 이런 것 이외에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 있으면 그 또한 괜찮다고 하셨다. 예를 들면 창밖의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든지, 어항 속 헤엄치는 물고기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것과 같은.
이 얘기를 들으면서 굉장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저렇게 나뭇가지나 물고기를 바라보면서 한없이 생각에 잠기던 일은 어렸을 때 많이 했던 기억이 있는데 어느 정도 커서는 그런 것을 즐길 시간이 없었고, 또 언젠가부터는 나 스스로 그런 일을 지양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효율적이지 않게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서였다. 휴식을 취하는데도 효율을 따지고 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취미가 많은 편도 아니고, 그중에는 취미를 가장한 가짜 취미도 있다. 예를 들면 미드 보기. 사실 나는 드라마 보는 것에 큰 취미가 없는데, 미드는 하루에 한 편 정도는 꾸준히 보려고 노력한다. 원어민 영어를 듣기 위해서다. 그래서 쉴 때도 영어라도 들으라는 생각으로 미드를 볼 때가 있었다. 미드를 보는 게 너무 지루하고 싫은 건 아니다. 보다 보면 재미도 있고 그렇지만 내가 온전히 정말 100% 좋아하는 마음만 있어서 하는 취미활동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정말로 아무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정말로 취미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클라이밍은 확실히 그런 것 같다. 잘하진 못해도 좋아하고, 그걸 하는 시간만큼은 아예 다른 생각은 안 할 수 있고, 하고 나면 후련하고 뿌듯해지는 느낌도 있다. 조금 비슷하면서도 다른 '운동'도 있다. 홈 트레이닝처럼 웨이트 중심의 운동이다. 이런 운동을 하는 게 항상 너무 좋고 빨리 하고 싶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단 시작하고 하고 나면 너무 개운하고 뿌듯하고, 잡생각이 많아질 때 정말 딱이다. 세상살이의 어려움이 운동의 힘든 과정을 극복할 수 있게 만들고, 그렇게 힘든 운동을 해낸 경험이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힘을 준다. 또 다른 하나는 글쓰기. 정면 돌파 법이다. 힘든 감정을 그대로 다 써 내려가면 후련한 기분이 들고, 나의 놀라운 기억력과 수많은 생각들에 스스로가 놀란다. 이게 내가 지금 생각해 낼 수 있는 취미의 전부다.
생각해보면 예전에 참 많이 즐겼는데 사라진 취미들도 있다. 산책하기. 다리와 골반, 허리가 안좋아지면서 많이 안 하게 된 것 같다. 노래 부르기. 한국에 있을 때는 코인 노래방이 많아서 못해도 이틀에 한 번은 노래 부르러 갔는데 독일에서는 못하고 있다. 그리고 시작하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시작하지 못한 취미들도 있다. 그림 그리기, 악기 배우기, 동영상 찍고 편집해 보기. 점차 해봐야겠다. 당장은 효율적이지 않은 시간이라 생각할지라도 나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워커 홀릭이라고 고백하는 것 같아서 부끄럽다. 솔직히 어느정도는 사실인 것 같다. 다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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