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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새의 일상/독일 석사 일상 (2019.10.01~2021.9.30)

[독일석사일상 D+155] 선물 포장, 한국인 플메, 코로나, 내 나이가 어때서

by yeoneobird 2020.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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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2

 

선물 포장

3월 3일은 내 생일이다. 

날씨가 정말 좋았다. 내일 학과 애들을 거의 다 불러서 파티를 하기로했기 때문에 나도 친구들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줄 생각이었다.

이걸 30개정도 포장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저 투명 봉투 찾느라고 가게를 세 군데나 찾아다녔고, 결국엔 dm에서 샀다. 10개에 1유로(약 1300원) 정도로. 정말 문화가 다른 게 우리나라에서는 저런 봉투 흔하게 찾을 수 있고 훨씬 더 예쁘고 다양한 크기로 많을 텐데. 독일은 오직 저거 하나였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어느 가게에 가든지 형형색색 각종 예쁜 무늬의 냅킨은 널려있다. 홈파티를 한다거나 특별한 식사를 할 때 귀여운 냅킨을 사서 테이블 세팅을 하고, 기분 내는 것 같다. 

 

한국인 플메

저거 혼자 비밀로 포장한다고, 방에서 조용히 부시럭거리고 있는 데, 마침 우리 집에 와 있던 퐁퐁이 "너 새로운 플메 왔어"라고 했다. 난 처음에 퐁퐁이 장난치는 줄 알았다. 학기도 거의 끝나가고 새학기 되려면 한 달이나 남은 이 시점이 입주하기에 애매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짜 였다. 퐁퐁, 헬렌, 나, 새로운 플메가 모여서 처음으로 인사를 하는데, 그 친구 성이 Lee였다. 국적도 물어보니 한국인이었다!!! 와우! 

나 한국인 플렛메이트 생겼다!!!!!!!!!

넘 기뻐서 여기 사는 한국인 언니에게도 자랑하고, 친구에게도 자랑하고 다녔다. 오예~ 교환학생이라서 6개월간 살 예정이고, 전공도 독일어라고 한다. 정말 기쁘다구요ㅎㅎㅎㅎㅎ

항상 한국인은 나 혼자였는데 넘 든든한 기분이다. 

 

코로나

독일도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면서 사람들이 겁에 질리기 시작한 것 같다. 갑자기 늘어서 100명을 찍었고, 어딜가나 손소독제, 마스크가 품절되었다. 웃긴 것은 길에 나가면 마스크 쓰는 사람 한 명도 없는데 품절된다ㅋㅋㅋㅋㅋ 나도 얼마전에 인터넷으로 마스크를 주문했다. 뿌듯

파스타를 사재기한다. 텅텅. 심지어 드레스덴은 아직까지 확진자 1명도 없고, 확진자들 90%이상이 먼 서독에 있는데도.

 

내 나이가 어때서

아무래도 대부분의 나라가 나이에 따라 호칭이 달라지거나 서열화되지 않으니 여기서는 친구들끼리 서로의 나이를 잘 모른다. 

실험 수업 중에 내 생일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자연스럽게 나이 얘기를 하게 되었다. 여기 대부분의 친구들이 나보다 어리다. 내 나이를 말해줬더니 애들이 진짜 깜짝 놀랐다. 

알세니(러시아) 반응이 정말 웃겼다. 진짜 놀라서 얼굴이 새 빨개졌다ㅋㅋㅋㅋㅋㅋ 이게 그럴만한 일이니 알세니야ㅜㅜㅠㅜ 알세니 표현으로 정말 충.격. 받았단다ㅋㅋㅋㅋ 그러고는 알세니는 다른 친구들 마주칠 때마다 몇 살인지 물어보고 다니고, 내 나이를 알려주면서 '너 걔 몇살인거 알고 있었어?' 이러고 다녔다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복도에서 2번 마주쳤는데 마주칠 때마다 내 나이때문에 충격 받았다고 말했다ㅋㅋㅋㅋ 진짜 표정도 얼빠진 표정이었다. 옆에 있던 헬렌(대만)이 "그럼 너는 얘가 몇 살 인줄 알았는데?"라고 물으니 "몰라. 너 18살 같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기분은 좋구만

급기야 알세니는 나에게 "증명해봐" 라고 했고, 나는 갓 받은 따끈따끈한 비자카드를 깠다. (몇일 전에 받았는데 이렇게 쓸모가 있구만) 내가 태어난 년도를 두 눈으로 확인한 알세니는 처음 내 나이를 들었을 때와 같이 충격에 빠졌다. 정말로 얼굴이 빨개지고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진짜네?!" 그러고 있었다ㅋㅋㅋㅋㅋㅋㅋ

 

클라라(독일)는 한국 나이로 치면 나보다 한 살 많은데 실제 생일은 3개월도 차이가 안 난다. 클라라가 "환영해~ 너도 나랑 같구나. 우리 이제 늙었어"라며 놀리길래, 나는 "클라라, 우리라니?! 난 아직 아니야" 라며 깐족거렸다. 클라라는 '오호라~'이런 표정을 짓더니, "아 맞아맞아, 근데 너 조심해. 내일 한 번 보자~ 너 내일 자고 일어나면 머리 하얘져 있을걸?!" 라고 농담을 했다. 

진짜 머리 하얘지진 않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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