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3
엉망 친창 석사생_급할수록 돌아가라
오늘은 실험수업이 없는 날이라 랩 프로젝트 실험실에서 쭉 실험을 했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멍청한 사람인지 증명할 수 있었다. 하하
색깔만 보고 헷갈려서 다른 용액을 쓰기도 하고, 잘 섞지 않아서 반응이 안 가기도 했다.
실수도 어쩜 바보 같은 것만 골라서 하는지ㅠㅜㅠ
처음에 제대로 했으면 한 번에 끝났을 것을.. 하루가 걸릴 일이 이틀을 잡아먹게 되었다. 성격이 조금 급한 편이라 빨리빨리 해치우고 싶어 하는 편인데, 빨리빨리 해치우고 두 번 하느니, 느릿느릿하게 한 번 하는 게 낫다구...
사수님한테도 너무 창피했다. 나같이 바보 같은 학생이 또 있을까...ㅠㅜㅠㅜ
우리 사수님은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봤을 테니까, 이런 경우도 여러 번 맞닥뜨리지 않으셨을까 헤헤
이제는 나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 실험 하나를 할 때도 이거 넣었는지 안 넣었는지 마음속으로 수십 번을 체크한다.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모르겠다. 사수님이 나보다 나를 더 믿으시는 것 같다.
아무리 신경 써서 조심조심한다고 해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실수가 나온다. 뎡말 예측할 수가 없다. 퓨퓨 익숙해지면 나아질 일이겠지만, 그때까지 매번 이런 실망스러운 나를 봐야한다닁~~
그래도 오늘 잘한 일이 있다면, 그동안 내 프로젝트에 관해서 궁금했던 것들은 다 물어봤다는 것이다. 설명도 해 주시고, 관련 논문을 주셨는데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어젯밤에 잠이 안 오는 김에 싹 다 정리하고 결국 다 여쭤봤다. (내 사수님이 정말 좋은 점 중 하나가 정말 친절하시고, 항상 부끄러워하지 말고 물어보고 싶은 것을 물어보라고 강조하신다는 것이다. ) 가장 궁금했던 것 중에 하나가 내가 하는 프로젝트가 왜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았다.
솔직히 제목만 봤을 땐 재미없어 보여서 저 프로젝트 내가 안 맞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필요한 이유와 여러 가지 백그라운드를 듣고 보니, 흥미로웠다. :))
그래도 큰 일을 했기에 뿌듯한 하루였습니당
케밥(뒤룸)
점심에 롤라와 만나 케밥 집에 갔다. 사실 난 요즘 가능한 고기를 먹지 않는다. 신념 때문이라기보다는 (없지는 않지만) 그냥 먹기가 싫다. 역하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고 께림찍하다.
하지만 음식을 선물 받거나, 초대되었을 때는 그냥 먹는다. 좋아하진 않지만 까다로운 손님이 되기도 좀 그렇고, 만들어 준 것을 거절하기도 좀 그래서.
베지테리안 케밥도 있을 줄 알고 갔는데, 없었다. 그래서 그냥 고기를 먹었다.
사실 내가 먹은 이 메뉴는 이름이 케밥이 아니라 뒤룸이다. 4.5유로 밖에 안 했다!
롤라는 사과차도 시켰는데 색깔이 거의 뭐 형광색이라 깜짝 놀랐다. 맛도 그만큼이나 인위적이었다. 사과맛 사탕을 녹인 것 마냥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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