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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석사일상 D+361] 주말의 실험실: 쉬는 게 중요해!, 새로운 룸메 2020.09.27 주말의 실험실: 쉬는 게 중요해! 금요일에 드디어 랩 프로젝트하는 실험실에서 자리를 배정받았다. 실험하는 벤치 말고 앉아서 공부할 수 있는 그런 자리. 주말에 도서관을 갈까 하다가 실험실을 가보기로 했다. 도서관은 40분 거리에 있기 때문. 가 보니 텅텅 비어 있었다. 뭔가 기분이 아쉬우면서도 좋았다. 그렇게 공부를 하는데 저 멀리서 한 두명 들락날락하는 소리가 들리긴 했다. 역시나 실험은 복지국가 독일에서도 주말에 출근하게 하는구나. 그리고는 석사 논문을 쓰고 있는 우리 과 선배 한 명도 왔다. 러시아에서 온 친군데 영상통화를 하면서 실험을 해서 너무 시끄러웠다 :/ 유럽에서 들을 때마다 신기한 말은 "좀 쉬라"는 말이다. 나는 주말에도 공부를 하거나 학원을 다니거나 하는 것에 매우.. 2020. 9. 28.
[독일석사일상 D+360] 미니 추석 2020.09.26 미니 추석 이사한 렐라 언니 집에 가는 날이었다. 그저께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는데 오늘은 정말로다가 비바람이 몰아쳤다. 느므느므 추웠다. 이렇게 추울 줄 모르고 두껍게 안 입고 나왔는데 벌벌 떨면서 휴지를 들고 렐라 언니 집으로 갔다. 오징어 볶음과 부추전을 함께 해 먹기로 했다 :D 사실 언니는 이사를 조금씩 하고 있어서 아직 이사가 끝나지 않았다. 짐이 완전히 옮겨지지 않은 상태ㅋㅋㅋㅋ 백종원 레시피를 보면서 요리를 하는데, 백종원 아저씨가 넣는 재료마다 언니가 가지고 있지 않은 재료였다. 결국 언니는 마트로 뛰어나가 없는 재료를 사 왔다. 그렇게 언니가 해 준 요리들~ 진짜 거짓말 안하고 한 3시간 동안 계속 먹기만 한 것 같다. 밥 세 그릇은 먹은 듯. 아침에 운동을 하고 갔긴.. 2020. 9. 27.
[독일석사일상 D+359] 실험수업은 피곤해, 오늘의 점심, 오늘의 저녁 2020.09.25 실험수업은 피곤해 실험수업만 하면 왜 이렇게 미친 듯이 피곤해지는지 모르겠다.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최대 오후 2시까지인 것 같다. 그 이후로는 정말 파김치가 되어 머리도 안 돌아가고 힘도 없다. 애들은 괜찮은 것 같은데ㅠㅜ 아마도 사람 밀도와 화학약품 냄새 때문인 것 같다. 한 교실에 30명이나 있는데다가 실험에서 식초 성분까지 쓰는 바람에 식초 냄새가 코를 찔렀다. 좋지 않은 냄새를 맡으면 쉽게 피로감과 두통을 느끼는 편인데, 아주 불리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늘은 마지막 날이라서 마지막 결과를 가지고 토론 할 거리들이 많았는데, 머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아주 혼이 났다. 한 번 이렇게 되어 버리면 낮잠으로도 잘 극복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랩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랩에 .. 2020. 9. 26.
[독일석사일상 D+358] 행운과 불운... 2020.09.24 행운과 불운 오늘은 행운과 불운이 교차하는 날이 었다. 아침에 학교에 가는 길에 달팽이를 보았다. 어제 저녁에 비가 왔는데 촉촉한 흙바닭에 달팽이들이 나와 있었다. 진짜 다섯 걸음마다 한 마리씩 있어서 최소 다섯 마리는 넘게 본 것 같다. 이때만 해도 예쁜 하루가 펼쳐질 줄만 알았다. 불운이라는 말이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험 수업 중에 기분이 상하는 일이 있었다. 실험 과정중에 쉽게 말하면 젤리를 특정 용액으로 몇번 씻어내야 하는 과정이 있었다. 플라스틱 용기에 젤리를 담고, 그 안에 용액을 채우고 몇분간 흔들어준 뒤, 담겨있던 용액을 버리고 새 용액으로 채워주고 하는 과정을 3번 정도 반복하는 일이었다. 용액은 각자 쓸 만큼 주어지지 않았고, 공용 테이블에 놓여있어 그 곳에서 .. 2020. 9. 25.
[독일석사일상 D+357] 다리가 다시 아프다구요, 하루에 2번 운동하기 2020.09.23 다리가 다시 아프다구요 이번 주부터 실험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일주일 빡빡한 일정이라 어김없이 다리가 아파왔다. 매일같이 압박스타킹을 신었는데도 불구하고. 자다가 한 번깼는데 다시 잠들 수가 없었다. 어제는 아주 아주 바쁜 바쁜 날이었기 때문이다. 무려 아침 9시에 시작한 실험 수업이 6시 30분이 되어서야 끝났고, 그 와중에도 중간 2시부터 3시 40분까지는 랩 프로젝트하는 랩에 가서 실험을 하고 왔다. :) 집에 돌아가고 뭐 좀 챙겨 먹고 하니까 8시 정도가 되었는데 아무것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아예 일찍 자버리자 싶은 마음에 10시 반에 잠자리에 들어버렸고, 새벽 5시에 깰 때까지 쭉 잘 잤다. 5시에 깨서 다리가 넘 아파서 인터넷으로 새 압박스타킹을 주문했다. 내가 쓰고.. 2020. 9. 23.
[독일석사일상 D+355] 앉으면 마스크 벗어도 된다고요?, 주말 동안 한 일, 피부가 보들보들 2020.09.21 앉으면 마스크 벗어도 된다고요? 오늘은 새로운 랩코스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한 랩코스당 1주일 이내로 하는데 오늘 새로운 과목의 첫 날이었다. 우리를 담당한 포닥이 들어와 여러가지 설명을 해주었는데, 그 중 당연히 코로나 관련 안전사항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이 포닥분은 아주 유쾌해 보였는데, 그거랑은 별개로 나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말들을 늘어놓기도 했다. 우선 랩코스 구성부터가 이해가 안갔다. 다른 과목의 박사님들은 30명의 학생들이 한 번에 한 공간에서 듣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 구성원을 두 그룹으로 혹은 네 그룹으로까지 쪼개서 진행하고, 그 마저도 우리에게 몰려있지 말라고 성화였다. 그런데 이 포닥은 일단 50명 정도 수용되는 강의실에 우리를 다 앉혀놨고, 실.. 2020. 9. 22.
[독일석사일상 D+353]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기, 피자 한 판 2020.09.18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기 나를 감정적이게 만드는 일이 있었는데, 렐라 언니랑 이야기하다가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기로 했다.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은 내가 그 머릿속에 들어가 보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는 것이니, 내가 가지고 있는 한정된 정보들로 생각을 읽어내려 애쓰기보다, 그냥 나에게 좋을 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믿고 싶은 대로 믿기로 했다. 어차피 혼자 소설 써 봤자 점점 안 좋은 쪽으로만 써지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 그렇게 보낼 시간에 대신 나는 더 바쁘게 살면 되는 것이지롱 때로는 모든 것을 깔끔하게 매듭짓는 것보다 흐릿한 채로, 여운이 있는 채로 남겨두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모든 것을 생각하고, 확실히 하고, 정확하게 알고, 매듭을 지어야 마음이.. 2020. 9. 19.
[독일석사일상 D+352] 하루하루 소중하게 살기, 문화 차이 2020.09.17 잠을 정말 잘 잤다. 지난주, 지지난주에 계속 못 자더니 이번 주는 정말 정말 잘 자고 있다 :) 아침에 일어나서 아주 개운할 정도였다고 어제 정말 생산적이지 못한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에 오늘은 열심히 살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나왔다. 요가를 하려 했는데 인터넷 비용 내는 걸 까먹어서 집에 인터넷이 안된다...ㅋㅋㅋㅋ 롤라랑 9시부터 6시까지 도사관에 있다가 집에 왔다. 집에 와선 또 폭식을 하고 (끝나지 않는 치팅데이), 다시 과제를 했다. 문화 차이 개인과 개인이 소통하는데 문화 차이가 그렇게 큰 장벽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 유럽 애들을 보면 내가 유럽에 와 있으니까 여기에 당연히 맞춰야 하는 것처럼 말할 때가 있다. 최근에 그런 일로 짜증이 났다.. 2020. 9. 17.
[독일석사일상 D+ 351]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기 2020.09.16 나를 감정의 소용돌이로 들어가게 했던 폭풍 같던 시간들이 다행히 다시금 잔잔해지고 있는 것 같다. 후유증이 조금 남아있는 상태다. 정말 사람은 가끔 아무 이유없이 무언가에 미친 듯이 끌리고 통제될 수 없는 상태로까지 되어버릴 때가 있다. 너무 위험하리만큼 감정적인 상태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심장박동이나 호흡, 심지어는 수면에까지 신체적으로도 영향을 줘서 감당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좋은 감정이든 안 좋은 감정이든. 정말 말 그대로 폭풍같았다. 그 끝이 허무하긴했지만 이제 잔잔해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는 동안에 망가졌던 내 일상들을 놓쳐가던 내 할 일들을 다시 주워 담을 차례다. 1학기 때 당찬 마음으로 열심히 살던 그때의 나를 조금 데려올 때다. 규칙적으로 살던 나를.. 2020. 9. 17.